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2년 작품 <살다>가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각색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원작만 한 리메이크 없다고 하지만, 이 영화만은 예외로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95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평생 별일 없이 일을 하던 윌리엄스👴🏻는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습니다. 공무원 퇴직을 앞둔 그는 평생을 근면한 태도로 살아왔는데, 막상 죽음을 앞둔 자기 자신에 대해 미진한 감정이 듭니다. 죽음과 반대되는 살아있음에 대하여. 윌리엄스 역을 맡은 배우 빌 나이의 더할 나위 없는 연기, 아름다운 촬영과 음악으로 이어가는 감정들이 눈부십니다. 

파키스탄에서 지역과 세대,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가로지르는 감각적인 영화가 도착했습니다. 영화의 주요 무대는 3대가 모두 모여 사는 집으로, 집안일을 도맡았던 하이더르가 성인극장의 댄서🕺🏽로 취직하고 자기 일을 사랑하던 하이더르의 아내 뭄타즈가 시아버지의 종용으로 집안일을 하게 되면서 이어지는 균열을 담았습니다. 하이더르와 뭄타즈는 분명 무슨 일을 하든 서로를 아끼고 지지해주던 최고의 파트너였는데 둘의 아름다웠던 균형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영화는 가부장의 세계, ‘아들 낳기’라는 영속적인 과업, 흔들리는 성정체성의 문제를 아우릅니다.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