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네마준보 일본 영화 대상

청각장애가 있는 프로 복서 케이코는 자기가 다니던 복싱 체육관이 문을 닫게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2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던 체육관의 회장님은 건강이 좋지 않고, 체육관을 이을 사람도 없습니다. 케이코는 어째서인지 시합에서 이길 만큼의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주변의 느린 변화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코로나 시대의 도쿄. 그것도 시내 중심가가 아닌 변두리의 도쿄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16mm필름🎞️으로 촬영되어 2019~2021년 현재를 다루는 이야기인데도 어쩐지 과거의 어느 시간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20)를 연출한 감독 미야케 쇼의 신작으로 특유의 연출력과 흐름이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겉보기에 강하지만 자신은 강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주인공 케이코 역을 맡은 키시이 유키노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입니다.

캘리포니아 무어파크, 버려진 80헥타르의 땅. 여기에 어린이책에서나 나올 법한 전통식 농장을 만들고 싶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딸기🍓, 복숭아🍑, 사과🍏, 토마토🍅를 심고 소🐄, 돼지🐖, 양🐑, 닭🐔, 개🐕︎를 키우는 그런 농장 말입니다.

전통농업 전문가는 천천히 다양한 것들을 심고 가꾸고 키우면 농장 생태계 내에서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균형을 맞추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현실은 한 문제를 해결하면 필연적으로 다른 문제가 따라왔기 때문입니다. 각종 자연재해는 물론이고, 뒤쥐와 달팽이가 들끓는다거나, 코요테가 닭을 물어 죽인다든가... 하지만 농장을 꿈꾼 부부와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는 농장이 생태적인 균형을 되찾기까지 7년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생태계와 환경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인내가 밝고 경쾌합니다.